2009/05/23 22:20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에 관한 단상 - 무의미한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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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아마 8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을 것이다. MBN(케이블 뉴스채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이라는 문구가 화면한 가운데를 채우고 있었다. 매우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공중파 채널에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뭐지....'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공중파에서도 본격적으로 보도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의 자살에 사실 난 별다른 감정이 없다. 딱히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거니와(그렇다고 보수진영은 더더욱 아니다) 그의 자살자체가 사실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없다는 걸 포함해서 사회적으로도 그다지 큰 의미를 지니기는 힘들다는 것까지 의미한다. 

 그의 자살은 매우 높은 확률로 최근에 이루어진 뇌물수수혐의와 관련이 있을것이다. 상황이 그렇고 그의 유서도 그렇다고 이야기해준다. 결국 계속 이어지는 의심과 추궁을 정신적으로 버티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의 자살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그 손길이 미치는 것 역시 아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리라...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가족과 지인들이 상대적으로 거대한 비리스캔들에 연루되었고 그 중심인물인 자신이 조사를 받고 의심을 받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 점을 일일이 비판하고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부터가 이미 잘못된 대응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자살은 최악의 조합이다. 결국 밝혀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시체하나만 생길뿐이다. 따라서 그저 거대한 범죄와 높은 확률로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자살한 사건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그 사람이 전직 대통령이었을 뿐인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노무현의 자살에 엄청나게 의미를 부여하는 무리가 있다. 물론 이 무리가 '사회의 적'이라거나 '빨갱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 우선 이들의 행위중 하나는 노무현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유서에 자신이 결백하다고 썼고 자살이 그의 결백을 입증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것인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자살은 자살로 끝이다. 무언가를 증명하고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리고 유서에 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살인한 것이 확실한 살인범의 유언장에 '난 무죄입니다'라는 글귀가 있다면 믿어야 한다는 것인가? 유서에 쓰인 것도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장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 단지 그의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선택과 유언을 가지고 그의 무죄를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이지 성급하고 편협한 사고의 결착일 뿐이다.
 두번째 마치 사람들은 그가 '이명박 독재 정권에 희생당한 민주열사'쯤으로 만들려고 한다. 검찰의 조사와 언론이 분명 그를 상당히 비판하고 몰아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연 아무런 근거가 없었던 것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리에 연관된 인물들의 핵심에 있던 인물인데 그를 의심하고 몰아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생리아닌가? 마치 노무현 전 대통령만 이런 경우를 당했다고 말하지는 말자. 한국의 언론이나 여론은 언제나 쉽게 몰아가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왔다. 단지 이번 사건은 언론의 경향과 검찰의 의심이 과했던 결과일 뿐이다. 이를 가지고 탄압이라고 한다고 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그가 퇴임 후 시민활동이나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 활동한 것이 있었는가? 그는 그저 뇌물수수에 관한 조사를 버티지 못하고 자살한 신분이 걸출한 용의자일 뿐이다. 그가 정말로 독재정권에 항거해서 시민운동을 이끌고 희생당한 것처럼 이야기하지 말자. 그가 과거에는 분명 시민운동을 했고 그것까지 부인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가 자살한 것이 그가 과거에 했던 행위로 인해 탄압받았던 것도 아니며 현재 그런 활동을 해서 탄압받았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이명박 정권의 성립 이전의 정권이었다는 점과 '진보'세력이었다는 점을 가지고 마치 민주열사 인양 구는 것은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만일 그의 자살이 그가 퇴임후에 이명박 정권에 공개적으로 반항하고 사람들을 이끈 결과로서의 자살이었다면 난 그의 자살을 '훗날 사회의 어르신 중 하나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인물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야기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자살이 이런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그의 죽음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의미가 있다면 국내에서 자살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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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SUS 2009/05/24 04:12 address edit & del reply

    조금 관심을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 주변인물에 대한 정부와 검찰의 압박이 어떤 수준으로 이루어졌고,
    그것이 기타 다른 정치인, 재벌, 언론관련 사건들의 검찰수사에 비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것인지,
    그리고 수사 내내 검증되지 않은 "설"을 매일 브리핑해서 국민들에게 그의 범죄가 마치 확실한 것인양 이미지메이킹을 한 검찰의 행동들이 기타 다른 사건에서 검찰의 정보 공개와 비교해서 어떻게 다른지 한번 비교해보세요.
    그리고 결론적으로 검찰이 그동안 막대한 수사력을 동원해 수개월을 파헤치고도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혐의를 둔 사안들을 검찰 스스로 증거를 잡지못했다는 점..
    그리고 청와대 스스로 실수로 언론에 검찰과 노 전대통령 수사에 대해 공조하고 있음을 실토한 적이 있다는 점 (사법부 독립은 개나 줘버렸다는 것)
    .. 등등을 볼 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다른 비리수사와 동일한 선상에서 보면 안될 '정치적 사법 살인'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보수언론과 검찰의 합작으로 알게 모르게 일반 국민들에게 세뇌되어진 이번 사건의 이미지와 세부적인 팩트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 청광 2009/05/24 16:36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정치특검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자살을 했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죽음으로 무엇하나 제대로 밝혀지는 사실들이 있는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좀 독한 소리지만 자살을 할 시기부터가 잘못되었고 그 방법도 잘못 되었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그가 희생을 당했다 하더라도 그는 아무 행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명박 정부에 아쉽다는 의견만 표명했지 그 이상의 행동을 했던가요? 우리가 그를 영웅처럼 떠받들고 의사로 추앙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2. VISUS 2009/05/24 19:56 address edit & del reply

    본문을 처음 읽었을 때 느낀 논지와 답플을 달아주신 것을 보고 느낀 논지가 다르게 느껴지네요.
    혹시 본문을 나중에 보강하신 것이 아니라면, 제가 처음부터 제대로 안 읽고 오독한 것이 되겠지요.
    만약 그렇다면 그 점은 죄송하고, 또한 말씀하시고자 하는 노 전대통령에 대한 답답함(?) 또한 수긍이 갑니다.
    그의 임기 내내 다들 답답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부 팩트만 가지고 지나치게 논리를 펴시느라 전체적인 맥락에서의 이 사건이 가지는 의미를 너무 간과 또는 외면하시려는 것 같습니다.
    지금 청광님이 비판하시는 여론의 사람들이 과연 청광님이 말씀하시는 부분을 몰라서 저러고 있을까요?

    • birdofgod@naver.com 2009/05/24 20:57 address edit & del

      Visus 님의 댓글을 보고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부가적으로 더한 것이니 아마 Visis님이 느낀게 맞을 겁니다. 제가 생각의 중간중간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아는지 모르는지 제가 알 도리가 없죠...하지만 네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알더라도 무시하는 느낌입니다. 만일 제가 지적한 사항들(자살로 인해서 묻히는 진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받들여질 이유가 전무하다는 점)을 알더라도 무시하거나 외면한다는 느낌입니다.

2009/05/13 22:42

우리는 모두 파시스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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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조금 극단적이거나 거창한 감이 없지만...실제로 적어보고자 하는 생각의 결론이 저것이기에 뭐...하지만 시작부터도 조금 극단적인 느낌이고...뭐 일단은 적어보자...

 꽤 전에 이 블로그에 적었던 것 같지만 '모든 힘이라는 것은 나를 죽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는 개념에 상당히 긍적적이라고 밝힌 적이 있었다. 다시 한번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거리에 다니는 차들이나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들, 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들이나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죽일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파괴의 여파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아도 나를 죽이는 시점에서는 이미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역으로 말하자면 나도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순화시키자면 피해를 줄 수 있는)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지적할 문제는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힘들(권력, 무력, 재력, 사회적 능력 등등)을 가질수록 그 파급효과가 커지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난이도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힘의 대상이라면 문제가 그다지 없었지만 내가 힘을 소유하게 되면 매우 높은 확률로 자의든 타의는 피해를 주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게되면 아무래도 힘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적정수준의 힘은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는데 도움이 될 확률이 크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끝도 없이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힘을 추구한다. 사회적 성공이나 경쟁에서의 승리는 모두 '힘의 추구'라는 행위를 미화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얻은 힘을 서열로 권위를 만들고 순서를 만든다. 흔히 이런 것들을 우리는 파시스트라고 하지 않나? 힘의 추구, 정상에 대한 욕심, 지배욕...우리가 파시스트라고 말하는 것들의 대명사와도 같은 것들 아닌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분명 적정 수준의(정하기는 매우 곤란하지만) 힘은 분명 생활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종족 전체가 하는 행위를 보면 어떤 지점에 도달했다고 해서 절대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만 같다. 이러한 '종족의 의사'는 개인이 지향하는 바가 종족의 의사와 전혀 반대되는 지점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방향으로 끌고가려는 성질 또한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걱정되는 점이다. 분명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힘은 폭력이다. 그것이 자의건 타의건간에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파시스트는 스스로 파시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S 내용이 조금 근거도 없고 공중에 뜬 것 같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는 것이다. 무작정 비난만 하지 않는다면야 누구든 이의를 제기하셔도 좋다.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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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SUS 2009/05/21 01:18 address edit & del reply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걸요..
    저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파시스트적인 면이 은근히 많은 편입니다.

2009/04/29 21:23

시험이 끝나고 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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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이 비로소 끝났다...일주일을 넘기는 대장정이었던지라 정신적으로는 이미 넉아웃 상태...
어쟀든 시험이 끝나고 밀렸던 문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우선 최우선은 Justice League of America : Justice. 사실 국내발매는 꽤 전에 되었지만 슈퍼맨이나 배트맨 외 몇몇 히어로만 알고 있는지라 사기가 조금은 꺼려졌었다. 하지만 뭐...위키피디아 한번이면 정말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지라 마음 편히 구매해서 도착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후로도 계속 그래픽 노블이 발매될 예정이라니 매우 기대된다..

그리고 스몰빌...원래 히어로물을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었고 DC케릭터들은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몰아서 보고 있다. 시험기간에 시즌을 3개 돌파했으니...좀 심하게 몰아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DC의 여러 케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게 최고의 장점인 드라마...물론 첫회와 마지막회를 전후로 3개 정도만 보면 모든게 이해된다고 하는 조금 극단적인 평가도 있긴하지만....거기다 설정도 조금 다른 면이 있지만 어쨌든 재미는 있으니 된거다...

마지막 크툴루 신화...뭐 크툴루 신화야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꾸준히 정보를 모으고 있었지만 역시 시간이 지날 수록 매력이 넘친다...거기다 학교 도서관에 러브크래프트 소설이 들어오면서 직접 접하기도 쉬워졌다...(왜 안사냐고 물으신다면 역시 번역의 문제가...욕하면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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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SUS 2009/05/11 11:0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고보니 저도 크툴루 신화의 작품들을 제대로 챙겨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단편적으로 보긴 했어도.. 번역이 정말 개판인가 보지요?

    • 청광 2009/05/13 22:07 address edit & del

      생긴건 한국어인데 읽다보면 같은 구절을 몇번씩 봐야 이해가 갈 듯한 부분이 상당히 많죠...일어로 번역한 걸 또 번역했다는 것 같던데...진짜로 그런듯 하더군요;;